라떼는 말이야...라고 시작해 본다면 1999년? 까지만 해도 대구 시내버스는 2자리 숫자가 많았다. 당장 당시만 해도 가장 흔히 이용했던 버스 번호는 30번, 31번, 32번, 33번, 21번 등 어떤 규칙으로 정해졌는지 모를 그냥 외우는 버스 번호였다.
낙후된 버스 정보
버스를 가장 많이 타던 시절은 고등학교때 인데 당시 버스 번호는 30번, 31번, 32번, 33번, 21번 이런 식이었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을 오가는 버스 번호였으니 타 지역의 버스는 다른 번호들을 사용했을 것이다. 지금과 달리 당시 버스 정류장에는 몇 번 버스가 정차하는지 번호만 덩그러니 적혀 있었고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버스정류장에 나가도 어떤날은 배차 간격이 10분이고 어떤날은 20분을 넘기기도 하는 등 완전 랜덤이었다.
더욱이 지금처럼 LED 조명이 아니라 아크릴 번호판 뒤에 오랜지색 전구가 끼워져 있어서 야간에는 시인성도 나빴다. 어쩌다가 남의 동네에 놀러라도 간 날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어디서 타야 하는지도 몰랐고, 버스정류장에 멈추는 버스가 어디로 운행하는 버스인지 알수도 없었다.
2자리에서 3자리 번호로 변화
그러다 2000년대 무렵 버스 번호에 변화가 시작된다. 대구의 각 권역에 번호를 부여하고 그 지역을 통과하는 번호를 버스에 붙이게 된 것이다. 하지만 권역을 너무 세부적으로 나눌 순 없었고 또 그럴 경우 버스 번호도 많이 필요해 혼란이 야기되었을 거 같았는지 버스 번호는 3자리로 통일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 가장 많이 이용했던 32번 버스는 836번으로, 21번 버스는 718번이 되었다. 대구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되기 전 동성로에 가기위해 탔었던 30번은 980번이 되었다. 이렇게 0부터 9까지 번호로 권역을 나누었기에 구역 번호를 알면 버스가 운행하는 지역 정보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고, 낯선 동네에 가는 일이 생기더라도 거주지역 가까이로 운행하는 버스를 알아볼 수 있었다.
계속 변해가는 버스
이렇듯 여러 권역을 운행하는 간선버스가 있는 반면 '달서1', '성서1', '동구3' 과 같이 번호가 붙은 버스도 운행한다. 이들 버스는 지선버스로 여러 구역을 운행하는 간선버스(980 같은)가 운행하지 않는 구석구석을(해당 권역 내부에서) 운행한다. 또 '급행' 버스도 별도로 운영한다.
버스 정류소 또한 LED 전광판을 이용해서 도착하는 버스 노선 정보와 도착 예정시간까지 알려주어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언제올지 모르는 버스를 목 빠져라 기다리다가 멀리서 버스가 오는게 보이면 몇 번 버스인지 보기위해 까치발을 했지만 버스정류소에서 제공하는 다음 버스 도착 예상시간 덕분에 그러한 수고를 덜해도 되게 되었다.
또 스마트폰 특정 앱에서는 버스 운행 정보까지 표출되어 정류소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버스 도착 정보를 알아 볼 수 있다. 정말 편리한 세상이다.
끝으로 딸아이가 좋아하고 종종 놀이로 탑승 해보는 403번 버스 실물 사진 하나 투척하고 마친다. (근데 운행정보는 9403이니..903번이 되야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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