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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흘려보내기/돌아다니며

2024.03.31 대구 달성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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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공원, 대구 중구에 있는 공원(+동물원) 이다. 대구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 방문해 봤을 달성공원을 오랜만에 다시 찾았다. 대구시 중구 달성공원로 35에 위치하고 있다. 
 
 

대구 달성공원

 
대구광역시 중구에 있는 공원으로 원래는 본래는 달성토성으로 성곽이었다. 기원은 삼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만큼 오래 되었다고한다. 1905년 일제 강점기에 공원으로 조성되었고, 동물원이 들어온 것은 1970년 이라고 한다. 바로 이 동물원 때문에 앞서 말했듯이 대구에 태어난 사람들은 누구나 어린시절 부모님과 함께 방문하는 그런 곳이다. 나도 자의로 방문한 적이 언제적인지 모를 이 달성공원을 19개월 딸 열매를 위해 아내와 함께 방문했다. 
 
 

달성공원 정문

 
달성공원 정문 앞에는 장난감, 간식, 마차 등 아이들의 눈과 귀를 자극하는 호기심 넘치는 것들로 채워진 노점상들이 있다. 하지만 장난감과 간식의 퀄리티는 조악한 상태. 고속도로 휴게소의 장난감 수준이다. 정문 형태는 기와 지붕을 얹어서 역사적 공간같은 느낌을 준다.
 

달성공원 입구. 좌우측에 매표소 자리가 있으나 2000년 부터 무료 입장

 
정문은 약간의 경사를 올라가야 한다. 입구 좌우측에는 매표소 공간이 있으나 2000년 부터 무료 개방 된 후에는 안내소 역할을 하고 있는것 같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확 트인 넓은 잔디 광장과 고목들이 보이며 공원의 느낌을 제대로 준다. 달성공원 동물들은 공원 외곽을 빙 둘러 사육되고 있어서 관람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달성토성을 한 바퀴 돌 수 있게 된다.
 

1971년 달성공원 정문 전경. 현재와 정문 입구의 형태가 거의 변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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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공원 동물들

 
달성공원 정문으로 들어가 우측부터 사슴, 라마, 얼룩말, 타조 / 올빼미, 매, 흰머리수리, 독수리 / 침팬지 / 여우, 너구리, 코요테, 오소리 / 오리, 거위, 두루미, 원앙, 백조 / 곰 / 물개 / 호랑이 / 코끼리 / 사자 순으로 사육장이 배치되어 있다. 중간에 조류 인플루엔자 방지를 위해 사육장을 가려놓은 곳이 있어서 어떤 동물이 있는지 보지 못한 곳도 있지만 제법 많은 동물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슴과 라마

 
꽃사슴, 라마(라마 비슷하게 생긴 다른 동물도) 등 이 있다. 사슴은 다툼으로 부상 우려가 있는지 뿔을 모두 잘라둔 상태였다. 한쪽 옆에는 박정희 정부에서 꽃사슴을 기증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 꽃사슴들이 없겠지만..
 

얼룩말

 
얼룩말 한 마리가 공간을 배회하고 있다. 노래와 사진으로 얼룩말을 접했던 열매는 눈이 휘둥그래 해졌다. ㅎㅎ 얼룩말을 보고나서는 크다 라는 말을 반복했다. 
 

맹금류들

 
조금 더 올라가면 맹금류 사육장이 있다. 매, 올빼미, 흰꼬리수리, 독수리가 있었는데 올빼미는 낮이라 그런지 잠을 자고 있었고 흰머리수리는 나무에 올라 날개를 푸득 거리곤 했다. 

흰꼬리수리(미국의 국조는 흰머리수리)
독수리

 
날개를 펼치면 2미터가 넘는 독수리 2마리가 나뭇가지를 주워 모으며 뭔가를 하고 있었다. 둥지를 지으려고 하나? 알이라도 낳으려고?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알 수 는 없었다. 전방 지역에서 군복무를 한 사람들이 논밭에 돌아다니는 독수리 목격담을 들어보면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커서 무서울 정도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독수리는 흔히 '매'의 이미지와 혼동하는 경향이 짖다. 
 
다시 조금 이동하면 침팬지 사육장이 있다. 벽 철창에 매달려 허공을 응시하는 눈빛이 슬퍼보였다. 사람과 DNA가 99% 일치하는 데다, 지능도 뛰어나기에 같여 지내는 본인의 처지를 이해하고 있어 더 슬픈 모습을 보이는것 같은건 그냥 내 기분 탓일까...그래서 침팬지 사진은 차마 찍지를 못했다. 사실 몇 년 전 이곳 침팬지가 탈출 했다가 포획 과정에서 마취총 후유증으로 생을 마감한 사건이 있었기에 더욱 애처로워 보였다. 이곳에 있는 동물 모두 천적과 질병의 위험으로 부터 비교적 안전하겠으나 평생을 같혀 살아야 하는 처지임을 생각해 본다면 동물원에 관람온것 자체가 미안한 마음이 든다..
 

여우

 

너구리
아프리카 포큐파인
오소리

 
여우와 코요테, 너구리 등 사육장을 지날 때 약간의 악취가 났는데 이는 위협으로 부터 방어하기 위해 악취를 풍기는 동물의 습성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관람하는 사람들을 위협으로 느낀 것인지, 차단된 옆 사육장 다른 동물들의 냄새를 위협으로 느낀 것인지 모르겠지만 1년 내내 이런 냄새를 풍긴다면 1년 내내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휴..
 

조류 사육장
다른 새 무리를 피해 있는듯한 원앙 한 쌍
조류 사육장
부리를 부딪히며 소리내는 두루미

 
조류 사육장에는 많은 종류의 새들이 있었다. 달성공원 동물 사육장 중 가장 소리가 많이 나는 사육장인것 같다. 거위와 두루미 등이 끊임없이 소리를 내고 있고 부리를 딱딱딱 부딪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두루미들도 있었다. 
 

불곰

 
예조 불곰이라고 한다. 사육장과 울타리까지 거리가 있어 크기를 가늠하긴 어렵지만 가까이 가서 본다면 후덜덜할 크기일것 같다. 처음에는 엎드려 있길래 열매애게 곰이 쉰다고 설명해줬는데 나중에 '곰도 봤지?' 라고 물어보니 '쉰다 쉰다' 라고 대답했다 ㅎ
 

물개

 
물개 무리는 낮잠을 자고 있었다. 수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 좋아겠지만 자고 있는 녀석들을 어떻게 할 수 는 없다. 그런데 물개들에게 일어나라고 소리지르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런건 부모들이 확실히 교육을 좀 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뱅갈호랑이

 
호랑이 사육장에는 뱅갈호랑이 한 마리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종종 바닥에 누워 등을 비비는 행동을 해서인지 털에 흙이 많이 뭍어 보였다. 어슬렁 거리다가 사육장 안쪽으로 갔다가 다시 바깥으로 나와 돌아다니고 있었다. 
 

사자

 
사자 사육장에는 수컷과 암컷 한 마리씩 있었다. 사자 사육장 근처에 있을 때 사자가 울부짖는 소리가 몇 번 들렸었는데 열매에게 보여주지 못한게 아쉬웠다. 동물 동요와 그림책, 사진으로 보던 사자의 실제 울음소리는 확실한 자연관찰이 되었을텐데..
 
오늘 핵심 목적인 코끼리를 보지 못해 아쉬웠다. 이케아 코끼리 인형(뿌뿌)을 너무나도 애착하는 열매에게 진짜 코끼리를 보여주려 달성공원에 온 것인데 코끼리는 사육장 안에 들어가 있었고 햇볕이 들지 않아 잘 보이지 않아 실루엣만 볼 수 있었다. 그나마 어두운 건물 안쪽을 가리키며 코끼리가 저기 있다고 설명해줬지만 열매는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참고로 이곳 마스코트 같았던 수컷 코끼리 복동이 형(1974년생, 나보다 나이 많아 형이라 하자)은 23년도에 생을 마감했고, 현재 혼자 남은 코순이 누님(1969년생)은 국내 최고령 코끼리라고 한다. 전국의 동물원 중 달성공원의 코끼리 사육장 넓이가 가장 좁다고 하니 어서 빨리 대구 대공원 조성사업이 진행 되어야 이곳 동물들의 생활 환경이 나아질 것이다.

 

동물원이 다가 아닌 역사적 공간

 
앞서 말했듯 달성공원의 기원은 청동기 시대까지 추정한다. 우리나라의 성곽발달역사에 있어서 가장 이른시기에 나타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군사 요충지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고려시대인 1390년에 석축을 더했다는 기록도 있다. 달성 공원은 원래 달성 서씨의 사유지 였으나 세종대왕 시절에 국가에 기부하였고 이를 나라에서 포상하려 했으나 포상 대신 지역주민의 세금을 경감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이에 부민들은 기부자인 '서침'을 숭모하여 구암서원에 봉향하였고, 세종대왕은 회화나무를 심어 이를 기리게 하였는데 달성공원 내에 있는 '서침나무'가 그 유래라고 한다. 
 

서침나무

 
또 조선시대인 1596년에 상주에 있던 경상감영(지금으로 따지면 도청)을 지금의 경상감영공원(대구)으로 옮기기 전에 임시로 달성공원에 경상감영을 뒀다고 한다. 경상감영 정문은 관풍루라고 하는 2층 누각인데 일제 시대 때 대구읍성이 헐리면서 달성공원으로 이전했고, 그 과정에서 많이 훼손 되었으며 복원을 거쳤으나 형태가 예전과는 많이 다른 상태로 달성공원에 놓여있다. 경상감영 복원 정책으로 다시 예전의 본래의 자리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2018년 뉴스기사에 있으나 아직 그자리인걸 보니 흐지부지 되었으려나..
 

일제에 의해 해체되기 전 관풍루

 
일제 시대인 1915년에 달성공원에서 항일 단체들이 모여 대한광복회를 결성했고, 독립운동 자금 모금과 함께 친일 부호를 처단하고 독립군을 양성 했다고 한다. 또 한국 문단 최초 시비라고 하는 이상화 시인의 시비가 달성공원에 있다.
 

이상화 시비

 
학창 시절 인문 수업에서 빠지지 않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로 대표되는 이상화 시인의 시비. 대구 출생인 애국 시인인 그의 자취가 대구 곳곳에 있다. (계산오거리 근처 이상화 고택 등)
 
그밖에 동학의 창시자인 최제우 동상도 있다. 그냥 동물원이라고 생각했던 어린시절과는 달리 여러가지 이야깃거리가 있는것이 신비롭다. 아이가 자란 후 역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설명해주고 싶다. 물론 그전까지 동물을 보려고 몇 차례 더 가겠지만. 
 
 

주차 등

 
달성공원이 직접 운영하는 별도의 주차장은 없고, 노상 공영주차장과 주변 유료 주차장들이 있다. 요금은 1시간에 2,500원. 노상 주차장이나 인근 주차장이나 같은 요금을 받고 있다. 요금을 내고 싶지 앞다면 대로변 옆의 골목골목을 찾아서 들어가면 된다. 동물들을 찬찬히 돌아보려면 2시간은 기본 필요할듯(특히나 아이가 있을 때). 입장료는 2000년 부터 폐지되었고, 곰 사육장 옆에 간단한 매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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