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인터넷에서 본 제목이다. '한국인은 모르는 매운 라면' 이라는 제목의 글을 클릭했더니 농심에서 판매하는 튀김우동이 외국인에게는 제법(?) 매운 라면으로 평가받는 다는 내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댓글에는 '왜?'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나 역시 거기에 공감했다. 그러다 며칠 후 오전 반차를 사용하고 오후 출근을 하던 어느날 점심 식사가 애매해 오랜만에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기로 하고 튀김 우동을 선택한 얘기를 해본다.
고등학교 저녁 식사를 해결하던 컵라면
내가 튀김우동을 처음 접한 기억은 1990년대 말 고등학교 시절이다. 야간자율학습이 의무였던 학창 시절, 당시 학교에 급식이 도입되기 전이라 점심과 저녁 둘 다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기엔 몹시 불편했기에 저녁은 학교 매점에서 판매하는 식사류(짜장덮밥과 어묵류, 김밥)와 컵라면, 빵 등은 대부분의 학생들의 저녁 주식이었다.(내가 다닌 학교만 그랬나;) 당시 저녁 식사를 위한 용돈으로 비자금을 만들기 위해 컵라면과 김밥 조합으로 저녁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당시 컵라면은 튀김 우동 아니면 새우탕면 이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겨울에 매점 밖에서 먹는 컵라면(국물이 빨리 식고 몸이 따뜻해져 좋음)과 김밥의 조합이 무척 좋았다는 사실이다.
PC방 스테디 셀러
1998년? PC방을 처음 가봤던 해로 기억한다. 당시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만큼 대단했고(이후 십 수년간 인기가 이어졌다) 사람들을 PC방으로 끌어들였다. 네트워크의 발전은 그동안 출시된 PC게임의 양상을 바꾸었고 여러명이 동시에 접속하여 동일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인기를 끌었다.(당시 포트리스, 디아블로2 같은) 그러다 보니 PC방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간식'을 PC방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요리 수준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PC방이 흔하지만 당시 최고의 인기는 역시나 '컵라면' 이었고 그중 가장 인기는 단연 튀김 우동/새우탕면/왕뚜껑 등 이었다. 그중에도 튀김 우동과 새우탕면의 인기는 단연 압도적이었던것으로 기억한다. 간편한 조리 시간과 부담되지 않는 양은 시간이 아까운 PC방 유저들에게 시간을 절약(+가성비)할 수 있는 단연 돋보이는 메뉴였고 한 번에 제공되는 양 또한 부담스럽지 않았기에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컵라면 냄새를 풍기기 시작하면 그냥 하나쯤 먹을수도 있는 그런 효율적 간식 메뉴였다.
그런데 튀김 우동이 맵다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튀김 우동의 맛이 외국인에겐 매운맛이 느껴지는(불닭볶음 같은 그런 매운건 아니고) 라면이라는 내용의 글을 보고 도대체 왜?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빠른 시간내로 식사를 해결해야 할 일이 생겨 오랜만에 컵라면을 먹기로 했고 그 튀김 우동을 골랐다.
튀김 우동을 구매해 그 내용물의 성분 함량을 살펴봤다. 도대체 뭐가 있길래 매운맛이 느껴진다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렇게 자세히 성분과 함량을 읽다 보니 어라? 고춧가루와 후추, 조미건조홍고추가 포함되어 있다.(건파도 있네?) 이게 매운맛을 느끼게 하는 원인일거라 생각되었다.
그리고 면을 먹다보니 고춧가루인지 조미건조홍고추 인지 빨간 고춧가루가 드문드문 보였다. 또 매운맛이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먹어서 그런지 국물을 마셨을 때 후추와 고추의 맛이 은은하게 느껴졌다.(예전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맛이었음에도)
한국인에게 맵지 않은 음식이 외국인에겐 아주 매운맛으로 느껴지는 것은 다양한 방송 매체를 통해 접했기에 김치나 떡볶이 정도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튀김 우동이 외국인에게 매운맛이 나는 라면으로 인식된다는 얘기를 보니 도대체 한국 사람들은 매운맛에 얼마나 면역이 되어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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