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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끄적끄적

아파트 누수 발생과 해결, 주의 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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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 말 그대로 물이 새어 나간다는 뜻이다. 상수든 하수든 물이 흐르도록 수도관이 매설되어 있는데 간혹 이 수도관에 크랙이 생겨 누수가 발생하면 어떠한 형태로든 피해가 발생하고 서둘러 보수하지 않으면 피해가 점점 확대 될 수 있어 골치가 아픈 것이 바로 누수이다. (모든 사고가 다 그렇지만..) 2년간 경험한 누수를 토대로 간략한 체험기(?)를 남겨본다.

 

흔하진 않지만 한 번 발생하면 머리 아픈 문제


누수라는 것은 언제 어느 곳에나 있지만 실제로 내가 당사자가 되는 일은 드물것이다. 내 경우 반세기가 가까운 삶을 살아가는 동안 지인들로부터 누수 관련 사고가 생겼다는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지만 2023년 1월, 내가 그 누수 피해의 당사자가 되어 약 2년간 지독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누수를 초기에 해결하지 못할 경우 피해세대의 피해 규모는 점점 확장되고 실생활에 불편을 초래하여 양쪽 모두에게 심리적 경제적 피해를 입히는 몹시 고약한 문제다.

 

누수의 종류


건물의  누수는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 집으로 들어오는 공급 배관의 문제
  • 사용한 물을 배수하는 하수 배관의 문제
  • 바닥에 매립된 난방 배관의 문제
  • 외벽의 노후 및 크랙으로 빗물이 실내로 침투하는 문제

 

집으로 들어오는 물의 경우 '직수배관' 이라고도 부르던데(업자분들이) 쉽게 말해 수도꼭지에 연결된 배관이다. 주방의 싱크대, 욕실의 세면대와 샤워기, 세탁실의 수도 등 사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물이 쏟아져 나오는 외부로부터 물이 공급되는 배관 어딘가에 문제가 생긴 경우로 이때는 집안에서 물을 사용하지 않음에도 수도계량기가 미세하게 돌아가고 피해지역에 쉬지않고 누수 피해가 발생한다.


사용한 물을 배수하는데 발생하는 문제는 주방 싱크대 배수관(하수 포함), 욕실 세면대와 욕조 또는 바닥 배수관, 세탁실 배수관 등으로 이미 사용한 물이 하수관을 통해 외부로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물을 사용하지 않으면 피해지역에 피해도 멈추는 특징이 있다. 

 

난방 배관의 문제는 실내 바닥에 매설된 난방수 순환용 배관에서 문제가 생긴 경우로 세대 내부 보일러에 물부족 경고가 뜨고 누수 피해가 발생한 지역이 있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그 밖에 외벽 크랙에 따른 빗물 유입, 외벽과 창문 셰시 접합 부분 마감 노후에 따른 틈이 생겨 그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누수 등도 있다.(이건 가정집 내부 누수는 아니다)

 

누수탐지 방법


누수탐지는 공기압 탐지, 가스 탐지, 청음 탐지가 가장 흔한 방법이며 부가적으로 열화상 카메라가 있다. (나의 경우 4개의 누수탐지 업체가 방문하여 누수탐지를 했으며 공압/가스/청음은 공통적으로 시행했으나 열화상 카메라를 비춰보는 업체는 없었다.) 공기압 탐지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배관 벨브를 잠근 뒤 배관에 공기를 밀어넣고 압력이 떨어지는지 관찰하는 방법이다. 세대내에서 물을 사용하지 않는데 압력이 떨어진다면 배관 어디선가 크랙이 생겨 누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누수가 있음이 확인되면 이번에는 배관에 질소 가스를 주입한다. 앞서 실시한 공기압 탐지는 배관에 크랙이 있다는 사실만 확인 시켜 줄 뿐 크랙의 위치를 특정 할 수 없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한 특정 가스를 배관에 넣은 뒤 가스 탐지기를 들고 다니며 가스 농도가 강하게 탐지 되는 특정 지역을 찾는 것이다. 

 

특정 위치에서 가스 농도가 강하게 검출되는 것이 확인되면 이제는 소리 탐지기를 이용하여 주변을 정밀하게 탐색한다. 가스 탐지 또한 누수 위치를 어느정도 특정 하기만 할 뿐 정확한 위치를 알 수는 없기에 소음 탐지기를 이용해 크랙된 배관 틈으로 물이나 가스가 새어 나올 때 특유의 소리를 찾는 것이다. 수도관이 매립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벽, 난방 배관이 매립된 바닥 등 가스가 많이 검출되는 구역에 미세한 소리까지 증폭시켜 들려주는 청음 탐지기로 수색해서(의사가 환자에게 청진기를 대어보듯) 누수 지점이 특정되면 굴착을 하여 누수를 확인 하고 배관 부분 수리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 짖게 된다.

 

명령 프롬프트가 별로였나...(챗지피티 생성 이미지)



 

누수탐지 업체 검색과 비용, 주의 할 점


누수탐지로 검색하면 수 많은 업체 정보가 쏟아진다. 전문면허나 자격이 필요하지 않은 일이기에 실제 상하수도 관리 업무를 수행한 경험도 있는 베테랑 업체부터 동네 인테리어 업체까지 누수탐지 업체로 검색되기에 너무너무 많은 업체들로 인해 소비자의 선택에 몹시 신중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업체를 찾기위해 검삭을 하다 보면 일부 업체는 자체 홈페이지를 구축하거나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수 많은 누수 탐지와 공사 사례를 포스팅 하며 홍보 하기도 하는데 소비자를 혹하게 만드는 시공 사례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을 보면 '블로그 광고 대행업체'가 글을 적어주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업체도 있었다. 물론 바쁜 일정 때문에 실적 홍보를 위해 블로그 작성 대행을 사용하는게 문제가 되진 않지만 정작 직접 업체와 연락을 해보면 블로그에서 느껴지던 전문성과 열의 같은게 느껴지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 경력과 사용하는 장비의 가격(진짜인지 확인 불가한)을 홍보하며 전문성을 강조하는 업체도 많으니 주의가 필요하다.(죄다 30년 이상 경력이다;;)


누수탐지의 비용은 업체마다 다르다. 통상 직수배관 탐색에 30만원 정도에서 시작하며 추가 작업마다 다르게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또 누수 지점을 찾지 못할 경우 비용을 받지 않는 업체도 있고 찾든 못 찾든 무조건 출장 비용을 줘야하는 업체도 있다. 더욱이 누수지점 확인 후 공사 비용은 별도(보통 70만원~100만원?)이므로 업체와 연락 후 비용에 대해 문의 할 때는 탐지 과정과 탐지 후 공사(굴착과 배관 보수, 재매립) 비용에 대한 파악을 충분히 하고 문자나 카톡으로 대화를 주고 받거나 계약서 등을 남겨 근거를 확실히 하는것이 도움이 된다.


누수탐지 업체와 사전 연락 시 탐지 및 공사를 위해 투입되는 인력이 자체 인력이 아닌 협력사 인원이 오는 경우도 있다. 보통 현장이 바빠서 내부 인원이 부족하다든지 해당 분야 기술력에 전문성을 위해서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전에 확인해 두는것도 책임소재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A업체에 의뢰 했으나 위와 같은 이유로 B업체 사람이 함께 왔다가 B업체 사람이 문제를 발생 시켰을 때를 대비해서 말이다. 

 

또 누수탐지/공사 업체는 딱 누수탐지/공사 업무만 하거나 피해 세대의 인테리어 복구까지 함께 가능한 업체(이 경우 직접 인테리어까지 다 하는지 인테리어 협력사가 있는지도 파악하고 전문성도 고려해야 함)도 있으니 업체 선정 시 확인 하면 좋다. 

 

 

누수 발생, 그리고 경과

 

우리집은 2023년 1월에 누수가 발생했다. 첫번째 업체는 방수 젤 등을 누수 지점에 투입하는 방수 시공 능력을 주로 홍보하는 업체였는데 일단 직수 탐지 시 문제가 없었다. 이후 난방 배관 탐지를 하다가 오탐지로 인해 작은 방 바닥을 굴착했으나 실패(이때 강마루 시공 날라감). 이후 업체 직원은 욕실 바닥 방수층이 의심된다며 방수 공사를 '해보자'고 했다. 하지만 우리집은 욕실을 건식으로 사용했기에 누수와 연관이 없을거라 생각했으므로 업체 직원의 의견에 강한 의심이 들었다. 직수도 아니고 난방도 아닌것 같으니 욕실 검사를 해보자가 아니라 욕실에 바로 방수 시공을 공사를 해보자니..(공사비는 수백이다) 

 

결국 그 업체에 더 이상 일을 맡기지 않았고(오탐지 이력도 있고)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면서 난방을 가동하지 않으니(연식이 있는 아파트 인지라 세대 개별 난방이 아닌 관리사무소가 공급하는 중앙 난방으로 운영)아래층 누수가 멈췄다. 역시나 욕실 문제가 아닌 난방쪽 문제였다. 업체 말을 듣고 수 백만원짜리 젤 투입 방수시공을 했다면 돈만 날린 꼴이었다. (욕실 누수에 대해 특수젤, 특허공법 등을 강조하며 바닥을 깨지않고 방수 시공을 한다는걸 강조하는 업체는 전문 누수탐지 업체는 아닌거 같으니 주의 필요)

 

두번째 업체는 방문 2시간만에 탐지에 실패하고 돌아가면서 너무나도 미세한 누수의 경우 찾기가 어려운데 이 경우인거 같다며 철수했다.

 

다시 겨울 난방을 가동할 무렵 컨텍한 세번째 업체는 약 2개월 동안 네번 정도 방문하며 여러 차례 탐지를 하려고 노력했고 결국 의심되는 위치를 굴착했으나 누수 지점이 아니었다. 지속되는 난방 배관 누수로 피해받는 아래층의 스트레스가 극심해 졌고 임시로 누수를 차단 하는 방법은 난방 분배기의 메인 밸브를 잠그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집 전체가 냉골이 될 판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와중에 다시 봄이 오고 난방 공급이 멈추면서 누수가 멈췄다. 


누수 발생 후 세번째 맞이하는 겨울 무렵 컨텍한 네번째 업체는 '주식회사 대구누수공사(대구시 수성구 연호동, 대표자 임영록)'로 환경부가 승인한 상수도망 관리 대행업체이며 엔지니어링 협회에도 등록되어 있는 업체였다. 업체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살펴보니 글 작성 주기나 내용, 본문의 내용 등이 전문업체에 위탁하는게 아닌 진짜 블로그 주인(업체 대표님)이 관리하는것을 알 수 있었고 작성되어 있는 탐지 사례와 해결 방법 등을 보며 신뢰가 생겼다. 이번에도 누수 지점을 못 찾게 되면 어쩌면 바닥 전체를 들어내고 난방공사를 새로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연락을 했으나 예정된 일정이 너무 바빠 의뢰를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하늘이 무너지는거 같았다. 정말 바닥을 다 들어내는 대공사를 해야 하는건지 마음이 답답했다.

 

이후 며칠을 또 고민하며 누수탐지 업체를 찾아보다가 답답한 마음에 그간의 사정을 문자 메시지로 적어 블로그에 나와있는 대표님 핸드폰으로 남겼다. 그렇게 2주 정도 흘렀을 까…방문이 가능할거 같다며 연락이 왔다. 서둘러 방문 일정을 잡고 누수 탐지를 시작했다. 여러 업체가 누수 지점을 찾지 못한 그간의 내용을 이미 전달드렸기에 업체에서 나오신 분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탐지를 시작했고(두번째 업체는 2시간만에 포기했으니) 점심을 넘겨 오후 3시를 넘은 시각에 누수 위치의 실마리를 파악하고 집중한 결과 드디어 누수 지점을 찾게 되었다. 바닥을 굴착하다가(앞에 다른 업체 오판단 까지 결국 바닥을 세번째 파고서 찾았다) 갑자기 물이 보이기 시작 할 때의 기쁨이란…

 

손상된 배관은 엑셀배관의 'U' 모양으로 꺾인 가장 바깥 부분이었다. 오랜 세월동안 보일러 가동에 의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다가 한계에 이른 모양이다. 손상 부분을 잘라내고 새로운 배관으로 수선 후 시멘트로 다시 바닥을 덮는 복구가 이뤄졌다.(보통 누수탐지 보수 공사는 여기까지다) 2년의 시간동안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너무 기쁜 마음에 아내에게 전화를 하고 아래층에도 드디어 누수를 잡았다고 연락했다. 그렇게 2년간 우리집과 아래집을 힘들게 한 누수가 해결되었다. 

 

다음에는 누수 탐지와 공사, 아래층 피해 복구까지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을 통해 해결한 후기를 적어보겠다.


이 글을 빌어 바쁘신 와중에도 어려운 사정을 듣고 누수 문제를 해결해주신 주식회사 대구누수공사 임영록 대표님과 직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미지 출처 : 대구누수공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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