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에 분노의 질주 시리즈 일부를 4월 30일까지 시청 가능하다는 안내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게임 매니아인 나로서는 PC로 즐겨했던 레이싱 게임이 '니드 포 스피드(Need For Speed)' 시리즈였고, 그랬던 만큼 분노의 질주 초기작들도 재미있게 봤는데다 이 시리즈가 전세계적으로 흥행한 유일한(?) 레이싱 액션 영화라 이번에 넷플에서 정주행 해보기로 했다.
그럼에도 3편인 '도쿄 드리프트'는 제외했는데 영화 마지막에 '도미닉 토레토'가 등장하는 것 말고는 완전 외전격인 영화같아서 패스..
폭주 레이스를 즐기는 실력파 드라이버면서 동시에 범죄자인 주인공 무리들과, 이를 수사하기 위해 위장 잠입한 경찰.
함께 지내는 동안 범죄자와 경찰의 신분을 초월한 우정이 싹트고 그 뒤에는 이렇게 저렇게 등등등...(영화 스토리 관련 정보는 넘쳐나니 생략)
생각해보면 뻔~한 설정의 이야기 이지만 영화 속에 보여지는 화려한 자동차들과 짜릿한 레이싱, 그리고 수 많은 미녀들(엑스트라) 등이 뻔~한 설정을 잊게 만들만큼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는 영화다. 그런데 내가 이 영화 시리즈를 4편? 이후로 더이상 찾아보지 않은 이유는 액션의 수준이 점점 오버되면서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느낌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걸 더 좋아한 관객들 덕분에 흥행은 했다는....
그래도 이번 기회에 전편을 다 보았고 역시나 뒤로 갈수록 오버 액션이 좀 부담스러웠지만(?) 최근작인 '홉스&쇼' 까지 관람을 마쳤다.
(홉스&쇼는 진짜....하.....)
첫 시리즈의 주연급 인물인 실력짱 범죄자 레이서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 과 잠입 경찰 '브라이언 오코너(폴 워커)'에서 뒤로 갈수록 거대한 음모와 범죄조직을 등장시키기 위해 무지막지한 FBI '루크 홉스(드웨인 존슨)'와 짱 잘나가는 악당역의 '데커드 쇼(제이슨 스타뎀)' 등 거물급 액션영화 주연 배우들을 등장시키면서 그들의 명성을 위해? 어마어마한 오버 액션들과 분량 배분을 하느라 작가와 감독이 제법 애를 먹었을것 같다. (게다가 시리즈에 꾸준히 출연하는 조연들도 챙겨야 하고...) 그래서 다음에 이 시리즈가 또 나온다면 역시나 영화관에 가서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제 다른 얘기로 돌아가서..이 영화 첫 편의 주인공이자 3편인 도쿄 드리프트를 제외하고 꾸준히 출연했던 '브라이언 오코너' 역의 배우 폴 워커가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촬영 기간 중 자선행사를 마치고 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친구의 페라리 차량 조수석에 탑승하여 가던 중 차가 가로수를 들이받았고 차는 완전 구겨진채 화재가 발생, 폴 워커는 현장을 탈출하지 못하고 연기에 의한 질식사라고 알려져 있다. 당시 영화 촬영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 대책 마련을 위해 개봉을 연기했고 결국 폴 워커의 친형제가 후반 작업에 참여하여 얼굴은 CG로 처리하여 마무리를 지었다. 극중 도미닉 토레토의 여동생인 미야 토레토와 부부인 브라이언은 둘째가 생기면서 더이상 위험한 일을 하지 않기로 아내와 약속했고 동료들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들로 부터 멀리 떠나는 것으로 이야기를 종결한 것이다. (일을 모두 마치고 바닷가에 모여 가족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폴 워커의 모습은 사실 그래픽 합성한 그의 형제가 연기했다.)
또 폴 워커를 추모하기 위해 특별히 곡을 삽입했는데 이 노래가 'See you again' 이란 곡으로 발표 후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로만 봤었는데 뮤비 중간중간 영화 장면에 등장하는 폴 워커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폴 워커의 유작인 7편을 보니 영화 마지막 부분에 이 음악이 흘러나오는 시점부터 엔딩까지 실제로 폴 워커의 전작 출연 모습들이 교차로 나오는걸 보고 뮤직비디오에 영화 장면을 삽입한게 아니라 영화 장면을 가져다가 뮤직비디오 장면을 삽입했다는걸 알았다.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브라이언(폴 워커)을 바라보는 동료들의 표정과 대사, 이전 시리즈에서 브라이언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교차편집 장면, 가족같은 친구인 도미닉 토레토와 나란히 도로를 주행하다 갈림길에서 다른 방향으로 가는 마지막 장면은 시원한 자동차 액션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뭉클함과 감동, 숙연함을 주었다.
- 폴 워커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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