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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두바퀴

미니벨로 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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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아주 흔한 이동 수단이다. (물론 아주 어린 아이들은 킥보드를 더..) 지금의 자전거는 이동 수단을 넘어 레저의 한 영역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시장규모 또한 엄청나게 성장한 상태다. 2023년 전 세계 자전거 시장 규모는 1,137억 달러로 추산 되었고 향후 지속적으로 그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현재 환율 기준 155조..;;)

 

좋은 날씨에 살방살방 자전거를 타는건 몹시 즐겁다.

 

미니벨로

 

미니벨로(Minivelo)는 '미니' 와 프랑스어로 자전거를 뜻하는 '벨로'가 합쳐진 말로 보통 20인치 이하의 휠을 사용하는 자전거를 뜻한다. 하지만 바퀴가 작다고 해서 어린이용 자전거 또한 미니벨로라고 할 수는 없고 보통의 미니벨로는 남녀공용/성인용으로 출시된다. 휠 사이즈는 20인치, 16인치가 흔하며 속도와 안정성 보다는 편의성에 집중한 진정한 생활형(?) 자전거라 볼 수 있다. 작은 부피로 접히는 모델이 많아 개인차량이나 대중교통에 연계한 이동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고 낮은 프레임 형태로 승하차도 용이하다. 또 생활형 자전거긴 하지만 도심 주행에 적당한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일부 모델은 나름 고속으로 주행도 가능한 기어비를 가지고 있다

 

 

미니벨로를 타는 이유

 

성인이 된 후 나를 거친 자전거는 총 7대고 그중 6대가 미니벨로다. 스프린터 타입 2대, 접이식 타입 4대, 나머지는 하이브리드 자전거였다. 처음 미니벨로를 선택한 이유는 작은 부피였던거 같다. 매일 자전거를 타는게 아니므로 실외든 실내든 보관하고 있는 시간이 길었기에 작은 부피가 주는 장점이 가장 컸다. 접이식 미니벨로를 접한 후로는 자동차 트렁크에 넣기 용이한 점과 지하철 연계 이용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자동차 트렁크에 자전거를 넣는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어쩌다 한 번 필요한 경우 접이식 미니벨로가 주는 장점은 매우 크다.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가 몸이 피곤해 지인의 차를 얻어 타거나 택시를 타고 돌아 갈 수 있다!)

지하철을 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였다. 대구를 기준으로 지하철에 자전거를 탑승 시키기 위해서는 제일 첫번째 열차의 가장 앞쪽으로 탑승해야 하고, 별도의 자전거 주차대가 없어 자전거 주차 후 흔들리는 열차에 자전거가 쓰러지지 않도록 옆에 서서 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접이식 미니벨로는 자전거를 접은 상태로 좌석으로 가지고가서 앉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대구 지하철이 서울만큼 혼잡하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또 자전거를 탈 때 복장이 자유롭다. 물론 모든 자전거는 자유로운 복장으로 탈 수 있지만 운동복이든 일상복이든(혹은 차려입은 정장이든) 가장 잘 어울리는게 미니벨로라고 생각한다. (브롬톤은 셔츠, 넥타이, 재킷을 입어야 참가 가능한 경주도 있다) 


또 국내에서 유통되는 웬만한 접이식 미니벨로는 안장과 더불어 핸들의 높이까지 조절되어 탑승자에게 편안한 포지션을 제공하여 취향에 맞게 세팅하여 자전거를 즐기기에도 용이하다. (로드나 MTB,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핸들 높이 조절이 안된다)

 

 

미니벨로 종류

 

미니벨로를 생산하는 브랜드와 모델이 너무나 많으므로 종류를 나열하기는 무리가 있으므로 프레임 형태를 기준으로 어느정도 분류해보자면

[스프린터]

무게를 가볍게 하고 속도를 중시하는 미니벨로 타입으로 로드 자전거의 축소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폴딩 미니벨로]

보관이나 이동 시 작은 부피로 접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형태로 가장 대표적인 접이 형태는 미국의 '다혼(DAHON)' 에서 착안한 형태로 자전거의 앞 부분이 180도 뒤쪽으로 접히는 방식이며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전거가 이 접이식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혼에서 관련 특허를 출원하지 않아 전세계로 퍼짐)


또다른 유명한 접이 형태는 '브롬톤(Bromton)' 으로 대표되는 '트라이 폴드' 방식으로 쉽게 얘기하자면 자전거를 들어올려 뒷 바퀴를 탑튜브 아래로 접어넣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영국 브랜드인 '브롬톤'社에서 특허를 냈기에 오랜기간 동안 다른 브랜드가 차용하지 못했으나 현재는 특허기간이 만료되어 다양한 브랜드에서 트라이 폴드 미니벨로를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이어진 브롬톤의 특허 때문인지 브롬톤 오너들의 브롬톤 부심 때문인지 유사한 형태의 폴딩 미벨은 '유사 브롬톤' 이란 용어로 많이 지칭되고 있다.

 

 

미니벨로 선택

 

자전거 시장의 규모가 성장하는 만큼 시중에 유통되는 자전거 또한 그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원자재 수급에 차질 + 수요 증대로 인해 많은 자전거 브랜드가 가격을 상승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로드 자전거나 산악자전거 장르에서 속칭 '입문급' 이라고 하는 모델들이 백만원을 넘기는 일은 매우 흔하다. 미니벨로 또한 해외에서 수입되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모델부터 저렴하게는 수십만원대 모델까지 다양하게 유통되고 있다. 그렇다면 미니벨로에 입문하고자 할 때 어떤 미니벨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개개인마다  자전거 이용 빈도, 주 이동 경로, 이동 거리 등이 다를 테니 미니벨로이 종류를 고르기 보단 폴딩 형태별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를 적어보고자 한다.

 

다혼 미니벨로(출처 - 다혼 홈페이지)

 

다혼 미니벨로(출처 - 다혼 홈페이지)

 

[다혼(DAHON) 타입 접이식 미니벨로] 현재 많은 브랜드에서 적용하고 있는 접이 방식 메커니즘의 원조라고 불리는 형태로 20만원대 가격부터 수백만원대 가격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보통 킥스탠드가 달려있어 자전거를 접지 않아도 주차가 가능하고 핸들의 높이와 각도 조절이 되는 모델이 많다. 디자인도 다양하고(탑튜브가 수평형, 사선형, 곡선형 등) 바퀴 종류의 선택폭도 트라이폴드 자전거 보다는 용이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이 많아 장시간 외부 주차에도 도난 부담이 적다. (나 또한 집-지하철역을 오가면서 자전거를 지하철역 주변에 주차하고 퇴근때 다시 타고 온다.) 외장형 기어를 채택하고 있어 정비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대부분 20인치로 출시되어 16인치 모델들 보다 주행성이 좋다. 

 

브롬톤 미니벨로 (출처 - 브롬톤 홈페이지)

 

브롬톤 미니벨로(출처 - 브롬톤 홈페이지)


[브롬톤(BROMTON) 타입 접이식 미니벨로] 트라이폴드 방식으로 접혀 다혼 타입 보다 좀 더 알차게(?) 접어지므로 휴대가 용이하다. 그래서 대중교통 연계 이동이 좀 더 수월하고 책상 아래에 들어갈 정도 크기라 허용된다면 사무실, 카페 등에도 접힌 상태로 가지고 들어가기에 무리가 없다. 폴딩했을 때 디자인이 더 유명(?) 하고 폴딩 상태로 보조바퀴로 폴딩된 상태에서도 이동 가능하여 실내 공간에서 매우 유용하다. 킥스탠드가 기본적으로 없어 주차 시 뒷바퀴만 폴딩을 하거나 벽면 등에 기대어 놔야한다. 16인치 휠을 사용하는 모델이 대부분으로 동일한 기어비에서 같은 거리를 가는데 더 많이 페달을 돌려야 한다. 브롬톤의 영향인지 다른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저렴한 모델들도 70만원 이상부터 시작한다.(국내에서, 그래서 외부에 주차해두고 오랜시간 자리 비우려면 걱정됨) 내장기어를 탑재한 모델의 경우 일반적인 자전거 샾에서 정비는 어려울 수 있어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장을 찾아야 한다.(동네 오프라인 자전거점에서 구매하는게 사후 관리가 용이함) 액세서리 용품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다.

 

 

진입 장벽 우려

 

최근 국내 SNS를 보면 미니벨로 관련 인기 게시물은 90% 이상이 브롬톤 게시물이다. 커뮤니티에서도 미니벨로 입문을 문의하는 사람에게 결국 끝판대장은 브롬톤이라는 식으로 댓글을 다는 사람들과 브롬톤 정도의 가격이 안되는 자전거들은 무시하는 사람들도 종종 보인다. 또 취미 인구가 늘어나고 코로나 같은 국제 정세를 거치는 동안 자전거 가격이 평균적으로 상승하여 최저가형인 보급형도 30만원 가까이 하고 조금 탈만하다(?) 라고 평가되는 기체들도 저렴한 브랜드가 40만원 이상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선 운동이든 취미든 '장비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건 굳이 자전거만의 얘기도 아닐테지만 이러한 경향이 즐거운 이동수단인 미니벨로(뿐만 아닌 모든 형태의 자전거)에 대해 진입장벽이 생길까 우려되는건 그냥 괜한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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